악뮤(AKMU) 천재성의 비밀, 몽골의 혹독한 결핍이 빚어낸 '역설의 축복'

이성근 선교사 '새롭게 하소서' 출연, "재정난으로 홈스쿨링... 절망 속 가족의 화해가 창의성 깨워"

'갤럭시' 탄생 비화부터 사각지대 선교사 돕는 현재 사역까지 '감동'

 

 

 

 

 

 

 

 

 

 

 

 

 

 

 

 

 

 

'국민 남매', '음원 깡패'로 불리는 천재 뮤지션 악뮤(AKMU, 이찬혁·이수현)의 아버지 이성근 선교사가 CBS '새롭게 하소서'에 출연해, 악뮤의 음악적 재능이 만개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몽골에서의 혹독한 재정난과 그로 인한 '결핍'이었음을 고백해 큰 울림을 주고 있다.

 

그의 고백은 '어떻게 그런 자녀를 키웠느냐'는 세간의 질문에 대한 가장 솔직하고도 본질적인 대답이었다. 악뮤의 천재성은 풍족한 교육 환경이나 조기 재능 교육이 아닌, 역설적이게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절망의 시간 속에서 싹텄다.


 

"악뮤 아빠? 이성근입니다"… 정체성의 혼란을 넘어

 

방송에 출연한 이성근 선교사는 "어느 순간부터 이성근 선교사라기보다는 '악동뮤지션 아빠'로 불리는 것이 늘 즐겁지만은 않았다. 내 자신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며 솔직한 심경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는 이내 자녀들이 세상의 주목을 받을수록 자신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그들의 음악적 재능은 "누구를 닮았는지 모르겠다. 굳이 말하면 하나님을 닮았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찬양 인도를 해왔고 20대 시절 자작곡을 만들기도 했지만, 자녀들이 가진 '영감'과는 차원이 달랐다는 것이다. 그는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이 주신 은사'임을 강조하며, "아이들에게 '교만하지 말라. 네가 잘나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은혜다'라고 늘 가르쳤다"고 밝혔다.

 

 

몽골 선교, 그리고 닥쳐온 시련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과 아버지의 교통사고 등 암담한 사춘기를 보내던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인격적으로 주님을 만난 그는 선교사의 꿈을 꾸게 되었다. 기독교 출판사와 선교 단체 '다리놓는사람들'을 거쳐 2003년 몽골을 처음 방문한 그는 그 땅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에 강렬한 부르심을 느꼈다.

2008년, 마침내 그는 아들 찬혁(당시 초6)과 딸 수현(당시 초3)을 데리고 몽골 선교사로 떠났다. 아이들은 비행기를 탄다는 사실에 마냥 신이 났고, 현지에도 놀라울 만큼 빠르게 적응했다. 오히려 적응하지 못한 것은 이 선교사 본인이었다.

시련은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다. 몽골에 간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재정적인 어려움이 닥쳤다. 후원이 충분하지 않았음에도 "불속에라도 들어가겠다"는 믿음으로 떠났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

 

'전쟁 같던' 홈스쿨링과 아버지의 '욱'

 

"1년만 집에서 공부하자. 이게 홈스쿨 아니겠니?"

 

그렇게 시작된 홈스쿨링은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재정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아이들은 여전히 학교로 돌아갈 수 없었다. 이 선교사의 마음은 불안과 초조함으로 타들어 갔다.

 

그는 "매일 아침 6시에 아이들을 깨워 2시간씩 가정 예배를 드렸다. 처음에는 30분이었지만, 응답 없는 기도에 조급해지면서 예배 시간이 점점 늘어났다"고 회상했다. 아이들이 졸기라도 하면 등짝을 때리며 "예배 시간에 존다"고 호통을 쳤다.

특히 3년 차가 되자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극에 달했다. "내 기도는 안 들어주셔도, 이 어린아이들의 기도는 들어주셔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노했다. 공교롭게도 그 시기는 아들 찬혁이 '중2병'이라 불리는 사춘기를 정통으로 겪을 때였다. 아빠의 말에 반항하는 것처럼 보이는 아들과, 경제적 무능함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망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아빠는 매일같이 부딪쳤다.

 

"아빠의 엄격함은 사실 제 안의 불안함과 하나님에 대한 원망의 잘못된 표현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지옥 같은 시간이었죠."

 

무너진 담장, 아버지의 눈물과 화해

 

가정의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아내의 권유로 '가족 수련회'를 떠나게 되었다. 그곳에서 요한복음 2장의 '가나 혼인 잔치' 말씀을 묵상하던 이 선교사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자신의 내면에 기쁨과 감사의 '영적 포도주'가 완전히 고갈되었음을 직시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문제가 하나님이나 사춘기 아들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깨달았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가난으로 인한 결핍과 상처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가장 사랑하는 가족들을 향해 '날카로운 흉기'가 되어 쏟아지고 있었다.

 

"그때서야 하나님이 제 과거의 상처를 드러내시고 만지기 원하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는 가족들을 모아놓고 자신의 상처와 잘못을 정직하게 고백하며 용서를 구했다. "아빠가 이걸 모르고 수십 년을 살았다. 앞으로도 부지중에 '욱'하는 순간이 있을지 모른다. 그때마다 빨리 정신 차리고 미안하다고 할 테니 용서해 달라."

 

그의 고백에 아들 찬혁은 "알았어요, 아빠. 용서해 드릴게요. 앞으로 잘하세요"라고 답했다. 아내는 그 순간을 "마치 홍해가 갈라지듯,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높고 큰 담장이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표현했다.

 

'1년의 방학'이 선물한 창의성의 폭발

 

가족 간의 친밀함은 회복되었지만, 재정 문제는 여전했다. 홈스쿨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 이 선교사는 "하나님이 직접 선생님이 되어 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두 가지 교육 철학을 세웠다.

 

첫째,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모든 지식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

 

둘째,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우리 안의 '고귀한 가치'와 '재능'을 찾아 개발한다.

 

이 철학을 바탕으로 그는 아이들에게 파격적인 선언을 한다. "앞으로 1년 동안 공부 안 해도 좋다. 마음껏 놀아라!"

 

아이들은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 놀았다. 장난감이 없으니 주변의 모든 것을 놀잇감으로 삼았고, 놀 거리가 떨어지면 자기 몸을 움직여 춤을 추며 놀았다. '전쟁' 같던 가정 예배는 '감사와 배움'의 즐거운 예배로 갱신되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2012년 1월, 기적이 일어났다. 교회 청소년부의 한 형이 '아이팟 갖고 싶다'는 단순한 가사의 자작곡을 불렀는데, 모든 아이가 '떼창'을 하며 열광하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 이 선교사는 '유치하다'고 생각했지만, 찬혁은 달랐다. '나도 저 형처럼 멋있어지고 싶다'는 강한 동기부여를 받았다.

 

집에 돌아온 찬혁은 먼지 쌓인 기타를 들고 수현의 방으로 들어가더니, 30분 만에 거실로 나와 첫 자작곡을 선보였다. 바로 '갤럭시(Galaxy)'였다.

 

"그 노래를 듣는 순간 너무 놀라서 '헐' 하고 있었죠. 박수 치고 자빠지는 리액션보다 그 표정이 최고의 칭찬이었다고 하더군요. 아빠에게 더 칭찬받고 싶어서 노래를 더 열심히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날 이후, 찬혁은 매일 2~3곡씩 노래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캠코더로 그 모습을 찍어 '즐거울 락(樂)' 자를 쓴 '악동뮤지션'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몇 달 뒤, 한국의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고, 그것이 'K팝 스타' 우승 신화의 서막이었다.

 

결핍을 아는 자, 아픔을 나누다

 

이 선교사는 "돌이켜보면 몽골에서의 그 결핍의 시간이 아니었다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학원에 보냈다면 지금의 악뮤는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만 의지했을 때, 비로소 하나님이 주신 본연의 재능이 터져 나왔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수현이 겪었던 번아웃과 슬럼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른 나이에 데뷔해 어른들의 세계에서 고군분투했던 딸의 아픔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군 복무를 마친 찬혁이 동생의 마음을 돌보기 위해 '러블리(Love Lee)' 같은 곡을 만들고, 현재는 한집에 합가해 동생을 돌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자신이 겪었던 '결핍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성근 선교사는 현재 '미니스트리 더 함께'라는 단체를 통해 새로운 사역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등으로 파송과 후원이 끊겨 사각지대에 놓인 선교사들, 특히 소속 교단이나 기관이 약해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이들을 찾아 연결하고 지원하는 일이다.

 

그는 "선교 현장에서 저처럼 어려움을 말하지 못하는 분들의 심정이 읽혀진다"며, "과거 몽골에서의 고통스러운 시간이 이제는 그분들을 섬기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음을 깨닫는다"고 말했다. '악뮤 아빠'라는 타이틀이 이제는 이 사역을 위한 하나님의 귀한 도구가 되었음을 감사하며 고백했다.

 

이성근 선교사의 이야기는 절망의 한복판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신비와, 한 가정이 위기를 통과하며 어떻게 서로를 치유하고 잠재력을 꽃피우게 했는지 보여주는 감동적인 서사로 시청자들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작성 2025.11.12 12:54 수정 2025.11.1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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