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커피보다 진한 이야기, 장민지 사장님이 말하는 ‘느림의 미학’

멈췄던 시간 위에 새 숨결, 익산 솜리마을의 변신

근대유산 속에 피어난 커피 향,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

공동체와 함께 다시 태어난 마을, 그리고 카페 속리

 

[익산 카페 속리 장민지 사장님 Ⓒ제빵일보 ]

익산의 한적한 골목, 한 건물이 고즈넉한 멋을 품고 서 있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근 현대 건축물로, 현재는 익산시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공간이다.
이 오래된 건물 속에 자리한 ‘카페 속리’는 커피 향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속리, 이름 속에 담긴 익산의 시간

 

“‘속리’는 ‘속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에요. 예전에는 익산을 ‘솜리’라고 불렀죠. 그 이름의 어원을 되살리고 싶었어요.”

카페 속리가 자리한 이곳은 바로 익산 솜리마을. 한때 ‘솝리’로 불리며 익산 원도심의 중심이었던 지역이다.
1914년 익산역(당시 이리역) 개통 이후 호남 물류의 요지로 번성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도시의 활력은 점차 잦아들었다.

이제 그 자리에 근대유산을 기반으로 한 도시재생이 시작되었다.

속리 사장님은 그 변화의 한가운데서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다.

 

 


“카페를 열기 전 7년, 마을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

 

사장님은 카페를 열기 7년 전부터 마을을 찾아왔다. 

“마을에서 축제를 하거나, 오래된 담벼락에 색을 입히며 마을 분들과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죠.”

그녀는 처음부터 이 공간을 ‘사업의 자리’로 보지 않았다. 

대신, 마을 어르신들과 대화하고, 옛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대와 신뢰를 쌓는 시간에 집중했다.

 

그 과정이 쌓여 지금의 속리가 만들어졌다. 사람들이 먼저 다가왔고, 오래된 골목은 점점 따뜻한 온기를 되찾았다.

“벽화 한 장이 변화를 만들었어요. 그림을 그리고 대화를 나누면서, 마을이 다시 사람의 온기를 품기 시작했거든요.”

 


“근대유산 속의 카페, 새로운 문화의 중심이 되다”

 

현재 속리가 자리한 건물은 일제강점기 양식의 구조물로, 1950년대 ‘새시대 양품점’이던 공간을 리모델링한 것이다.
건물의 외벽과 창틀은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그 안에 현대적 감성을 더해 카페와 문화공간이 공존하는 장소로 거듭났다.

“시간을 지운 게 아니라, 시간을 덧입혔어요. 이곳의 세월이 카페의 분위기를 완성 시켜주죠.”

솜리마을에는 이제 다양한 공간이 생겨났다. ‘포에버 매듭공방’, ‘솜리문화금고’, ‘ 등 

근현대 건물들이 체험형 문화자원으로 재탄생했다.
속리는 그 중심에서 사람과 이야기가 이어지는 허브가 되고 있다.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속리 내부 Ⓒ카페속리 ]

 


“빠름보다 깊음, 사람과 시간을 잇는 카페”

 

속리 사장님이 전하는 핵심 철학은 분명하다.

“빠름보다 깊음이 있다고 믿어요. 노후 된 건물이 있다 보니, 그대로 살리면서 중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해요”

그녀는 사람과 함께하는 이야기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긴다.

주변 상인들과 함께  축제, 행사, 이벤트를 기획하며 거리 활성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빠르게 소비되고 잊히는 시대에,
카페 속리는 ‘기다림’과 ‘함께함’의 가치를 회복하는 공간이다.
그곳에서는 커피 향보다, 사람의 온기가 먼저 느껴진다.

 


 

익산 카페 속리는 도시재생의 상징이자, 사람의 이야기로 채워진 공간이다.
사장님이 오랜 시간 마을과 함께 쌓은 신뢰와 교감은 ‘빠름보다 깊음’이라는 문장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과거의 건물이 현재의 사람들을 품고, 그 안에서 커피 향이 시간의 층 위를 따라 퍼져간다.
속리의 진짜 매력은, 건물이 아니라 그 안의 ‘사람’이다.

 

 

작성 2025.10.08 00:42 수정 2025.10.0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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